전통 은행은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공생이 가능한가
얼마 전 무주택 청년들을 대상으로 저금리의 금리로 전월세 보증금을 대출해주는 '청년 맞춤형 전세대출'제도를 시행했는데요. 이 제도를 이용한 청년들이 사용한 플랫폼의 60%가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였다는 사실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터넷 전문은행인데요. 그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2022년 2분기 말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1,917만명으로 지난해 고객 수인 1,799만명에서 불과 6개월 만에 118만명이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익도 급상승했습니다. 2022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1,6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했습니다.
카카오측의 이러한 실적에 대한 설명으로는 기준금리 상승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이자 이익 확대, 플랫폼.비지니스 성장 등이 수익성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내용이 있는데요.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비중이 22.2%라는 점입니다. 전통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가면 모두가 경험해본 대로 신용이 낮다느니, 소득이 적다느니 참 낯 뜨거운 소리를 참 태연하게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좀 더 강한 어조로 말하면 마치 대출을 위해 대출창구에 앉으면 갑과 을과 관계를 보는 듯한 장면이 많습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의 차별점과 강점이 있습니다. 이렇듯 전통 은행에서는 대출 시에 무조건 지점 방문이 필수입니다. 관련 서류가 미비하면 다시 시간을 들여 재방문해야 하고요. 심사도 오래 걸리죠.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것은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의 전통 은행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이길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이번에 있었던 청년 맞춤형 전세대출의 경우 금융기관이 주택금융공사 보증서를 담보로 보증금의 90%까지 최대 1억원을 빌려주는 상품이죠. 부부합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이면 누구나 지원되는 상품이었습니다. 국내 14개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가능했지만 소비자의 선택은 61%를 차지한 카카오뱅크였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강점은 비대면이라는 장점외에도 토요일도 평일처럼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이번 청년 맞춤형 전세대출도 토요일 오후 10시까지 신청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영업방식을 보자면 전통은행은 인터넷은행의 경쟁상대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은행이 완전히 투자은행으로 변신한다면 모를까 시중은행의 역할을 한다면 그 시장점유율은 점점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뺏길 것으로 보이네요.
금융그룹의 시가총액
- KB금융 : 19조 6천억원
- 카카오뱅크 : 14조 9천억원
- 카카오페이 : 8조 5천억원
중년인 저마저도 송금이나 이체할 경우에는 토스를 사용합니다. 너무나 간단하기 때문인데요. 기존의 전통은행은 이렇듯 간편함을 제공할지 못하더라구요. 만약 국내 전통 은행들의 가장 큰 수익부분인 부동산 담보대출이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면 저는 생각건대, 이때를 기점으로 금융의 헤게모니는 완전히 인터넷 은행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조카가 중학생인데요. 만화 캐릭터를 그려서 파는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특정 캐릭터를 주문받아 제작해서 파는 일도 한다고 하는데요. 그럴 경우 지금은 토스(Toss)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페이팔(Paypal)을 사용할까 고려중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은행에 가려면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가야 하고 부모님이 모든 것을 확인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러한 이유로 만화 제작 비지니스에 있는 어린 친구들이 전통 은행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네요.
금융도 플랫폼 전쟁이 시작된 것 같네요. 상거래에 이어 누가 금융 플랫폼의 강자가 될 지 지켜봐야겠네요. 지금대로라면 전통 금융회사는 절대 아닌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금융회사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을까요 아니면 알고도 대처가 늦은 것일까요.
여기에서 또하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인데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법률이 개정되어야 하는데 국회의원들이 이런 것에 관심이나 있을까 모르겠네요. 얼마 전 금융연구원에서 발표한 '국내 금융지주그룹의 비금융플랫폼 허용 필요성'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그룹의 경우 국내 금융지주와 유사한 지배구조에도 불구하고 비금융사업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지만 금융그룹의 경우 금융 및 금융 관련 업종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고 금융기관의 역차별을 주장했습니다.
카카오 등 금융 플랫폼 기업이 금융업에 나선 만큼 금융회사들이 비금융 플랫폼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결론은 지금 이대로면 전통 은행인 금융기관의 설 자리는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로 보이네요. 석기시대가 끝나고 청동기 시대가 시작된 것은 돌이 없어져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금융기관은 기억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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